자연은 나의 그린내/인연

박남준 시인에게 반하다.

사랑하는 사람 2008. 11. 25. 10:10
요즘은  이곳 지리산 자락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들의 순위를 써 내려가는 게 습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중 일 순위를 꼽으면 지라산에서 맞이하는 아침입니다. 지리산 자락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오만 가지로 덮인 마음에 늘 새로운 윤활유를 적셔 줍니다. 그래서 이 곳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늘 기분이 좋고 설렙니다.

  또 한 가지가 생겨 써 내려갑니다.  인생의 동역자를 만난 듯했습니다. 이분을 깊이 알아 가면 갈수록 제 삶의 의미가 풍성해질 것 같았습니다.  바로 지리산길에서 만난 박남준 시인과의 만남입니다. 그와 짧은 시간 동안 만났지만 시인에 대한 진한 향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 번 이 길을 걸었지만, 시인을 통해 새로운 눈이 생겼습니다.

  길을 걷는 동안 산부추꽃, 쑥부쟁이, 구절초, 용담 등 많은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시인은 지리산길을 걸으면서 그냥 걷지 않았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동행하는 가운데에서도 친구들을 찾아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꼭꼭 필름에 담아 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담백한 얘기와 함께해 온 친구들을 담은 시를 낭송해 주었습니다. 이 친구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험난한 세상살이 가운데 자신의 모든 얘길 들어 주고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 준다고 합니다.

  시인의 말에 흔쾌히 동감하게 됩니다. 저 또한 자연을 좋아하는 이유가 세상살이에 내 마음 털어 놓아도 온 마음으로 껴안아 주는 이만한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연주의. 생명·평화를 노래하는 시인이 된 것 같았습니다. 그는 그 마음이 실로 꽉찬 분임이 틀림없었습니다.

  쑥부쟁이 그 목 긴 꽃그늘이 바람결에 사위어가는 강길을 따라
  가슴에 못을 막은 사랑을 보냈는가
  짐승처럼 웅크린 채 한 사내가 울고 잇다.
  언젠가는 사랑에 비하면 오늘의 상처는 턱없이 가벼우리라
  쑥부쟁이꽃들 그 여린 꽃잎 가만가만 풀어 보내
  사내의 물결쳐하는 뒷등을 잔잔히 껴안는다.
  시인의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 <상처받은 자에게 쑥부쟁이 꽃잎을>이라는 시인데, 지리산길 따라 언덕에서 낭독해 준 시입니다. 주변의 쑥부쟁이 꽃이, 시인의 시가 오늘 동행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줍니다. 나중에 저도 이곳에 살면서 동행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인의 마음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전 반했습니다..
박남준 시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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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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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 만났습니다....지리산 문화제에서...^^
싸인을 받았습니다...^^
어찌나 기뿌던지요...^^
시인은 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