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6. 11:26

"지리산에 케이블카 절대 안됩니다" 천왕봉에 오른 지리산 호랑이 함태식(82)옹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천왕봉에 울려퍼졌다. 지리산케이블카를 막기위한 해발 1915미터의 일인시위가 함태식 옹을 비롯해 연관스님(지리산 실상사 전 화엄학림 학장), 김병관(전 연하천 대피소장), 송영호(전 뱀사골 대피소 산장지기) 등 지리산을 아끼는 이들이  함께한 가운데 시작되었고 등산객들의 높은 호응 속에 지리산케이블카 반대 서명이 이뤄졌다.
이날 일인시위를 위해 함태식 옹은 새벽 4시에 나와 여덟시간이 걸리도록 힘겨웠던 천왕봉 등반을 했고, 팔순 노인에게는 자칫하면 큰일이 날 수도 있을 만큼 힘겨워보였지만 지리산지킴이로서 케이블카만은 막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있었기에 천왕봉을 오를 수 있었다.


5월 4일부터 시작된 1인 시위는 전 연하천대피소장 김병관 님이 천왕봉을 5월 24일까지 지킬 예정이고 이날 함께한 함태식,김병관,송영호 님 외에도 종걸 (전 화엄사 주지 스님), 민병태(치밭목 대피소장), 남난희(여성산악인)님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천왕봉을 힘겹게 오른 많은 이들은 누구나 자발적으로 케이블카 반대서명에 동참했고, 절대 막아야한다,이런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돌아가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이날 서명운동에는 천왕봉을 오른 백여명의 사람들이 대부분 서명에 함께했고 현장에서 나눠준 케이블카 반대 몸자보를 자청해 베낭에 달고 천왕봉을 떠났으며 백무동입구와 노고단에서도 많은 지리산을 찾은 이들이 서명활동에 함께했고 노고단에서도 1인시위가 진행되었다.
 
5월 1일 환경부는 케이블카 건설을 촉진하는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었고 이 개정안의 시행령안에 따르면 자연보존지구내 케이블카 거리 규정이 2km에서 5km로 완화, 시행규칙의 케이블카 상·하부 정류장 높이 9m에서 15m로 완화안에 따르면 지리산국립공원 제석봉 또는 천왕봉, 설악산국립공원 대청봉 밑까지 케이블카가 올라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리산을 사랑하는 이들의 외침이 절실한 시기, 지리산이 위태롭습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이날 배포된 기자회견문은 자료실에 있습니다.

5월 4일부터 24일까지 천왕봉을 지킬 김병관님

5월 4일부터 24일까지 천왕봉을 지킬 김병관님

고유제에 잔을 올리고 절을 하는 연관스님

 "어머니의 가슴에 철탑을 꽂지말라"

지리산을 사랑하는 이들의 외침은 하나 "지리산을 그대로 놔두라"

많은 등산객들이 직접 케이블카 반대를 외치며 산행을 계속하겠다고 나섰다.

해발 1915미터까지 올라온 취재진들

천왕봉 아래 설치된 현수막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천왕봉 1인 시위를 시작하며

 

푸르른 신록, 5월의 시작입니다.

지리산 남쪽의 섬진강 주변은 매화, 벚꽃, 진달래에 이어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지고

해발 1000m가 넘는 주능선과 북쪽 골짜기는 산벚꽃과 얼레지, 각종 야생화가 등산객들을 유혹합니다.

 

이런 축복의 계절에 청천하늘에 날 벼락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경제와 개발논리의 허구와 환상 속에 대한민국의 금수강산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국립공원 1호 지리산에 댐을 만들고 천왕봉과 노고단 등에 온통 케이블카를 놓아 유원지를 만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소식 말입니다.

 

대한민국에 유원지는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적자이지만 케이블카도 많이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어머님의 품 같은, 우리민족의 탯줄인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靈山 智異山으로 남아야 합니다.

 

1인 시위를 시작하는 저희들은 지리산 지킴이로써 지리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자책과 반성 속에 모든 생업을 중단하고 천왕봉에 오르려 합니다.

 

국민여러분! 산악인 여러분! 함께 지킵시다. 대한민국 생태계최후의 보루이며 시민들의 안식과 마음의 고향인 지리산을 우리의 자존과 긍지로 함께 지켜갑시다. 그리하여 부끄럽지 않게, 자랑스럽게 우리의 후손들에게 지리산을 떳떳하게 물려줍시다.

 

2009. 5. 4

 

지리산 천왕봉 1인 시위 참가자 일동

함태식 (지리산의 산 증인, 노고단·피아골 대피소)

성락건 (원로 산악인, 지리산 작가)

종 걸 (스님, 전 화엄사 주지)

연 관 (스님, 전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

민병태 (치밭목 대피소)

남난희 (산악인, 작가)

송영호 (전 뱀사골 대피소 산장지기)

김병관 (연하천 대피소)

더 자세한 내용은
http://www.savejirisan.org/
Posted by 사랑하는 사람